한국 문학의 자랑, ‘조정래’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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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73회 작성일 21-05-18 10:23본문
한국 문학의 자랑,‘조정래’작가를 만나다
- 분단문학의 현실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관
오랜만에 참여한 여울기자단 현장취재탐방, 빗방울이 우리 여정을 방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2시간 정도를 달려 도착한 전남 보성의 ‘태백산맥 문학관’. 사실은 티벳문학관과 서재필기념관만 탐방할 계획이었으나 여유가 있어 예고없이 방문한 곳이었다. 짓궂던 날씨도 비가 언제 내렸냐는 듯 화창한 날씨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보성 방문은 처음이었다. 모든 것이 낯선 만큼 설레임도 컸다. 태백산맥 문학관은 한국 문학의 자랑이자 거목인 조정래 작가의 소설을 모티브로 설립된 곳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몇 되지 않은 소설가중 한 분으로써 아마도 김제에 ‘아리랑문학관’이 있어서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큰 기대감없이 오르막을 오르던 순간, ‘우와~ 여긴 어디지?’탄성이 나왔다. 외형적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문학관의 모습에 압도당했다.
문학관 옆에 그려진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벽화는 이종상 한국화가의 원형상-백두대간의 염원으로 우리 민족이 겪은 질곡의 역사를 극복하고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의 아픔을 종식하는 통일의 간구를 고구려 고분벽화의 모자이크 기법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문학관에는 조정래 작가가 태백산맥을 쓰기 위해 4년간의 준비부터 6년간의 집필과 출판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고 작가의 옷, 물건 등의 소장품과 소설이 출간된 당시의 언론의 기사 내용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소설속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음은 물론 16,500매의 육필원고를 직접 확인할 수도 있었다.
소설을 직접 읽어보지는 못해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찾아보게 되었다. ‘태백산맥’은 광복 후부터 6.25전쟁이 휴전될 때까지 전남 보성군 벌교읍을 배경으로 분단의 연원과 고착을 살피고 있다. 그 안에 내재된 모순의 반성을 통해 분단을 극복하는 곧 통일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 출간 후 한국전쟁의 비극성을 적나라하게 표출해 이념의 금기지대를 깊숙이 파헤쳤다는 이유로 11년간 작품의 불온성 시비에 휘말려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런 많은 역경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사람 키 보다 높은 원고들을 6년간 직접 손으로 써오셨다는 것이 멋졌고 존경스러웠다. 치열한 작가정신을 바탕으로 집필된 태백산맥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2층에는‘필사는 정독 중의 정독이다’라는 말과 함께 수많은 원고 필사본이 있었다. 많은 독자들이 태백산맥을 그냥 읽는데 그치지 않고 방대한 양의 책을 몇 년에 거쳐 필사하며 읽는다는 것에 놀랐고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학관에는 태백산맥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인 정글만리, 풀꽃도 꽃이다, 아리랑 등 많은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은 소설이 아닌 역사서이자 실록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인물의 묘사와 감정은 물론 철저한 분석과 사실에 근거한 집필활동은 모든 작가들에게 존경을 받는다고 한다. 시간을 만들어 태백산맥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은 욕망이 더 커진 건 여기에 있기도 했다.
되돌아오는 길, 태백산맥을 정독하고 난 후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 주인공의 시점으로 하나씩 천천히 거닐며 공감해보고 싶다. 문학관 탐방이 눈으로 살펴보는데 그치지 않고 작품과 호흡하고 등장인물의 감정을 담아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 태백산맨 문학관은 나에게 자극과 목표를 주었고 조정래 작가를 한국 문학에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해준 값진 시간이었다.
* 여울기자단(7기-정효진, 8기-이주은)의 공동취재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