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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 쓰지도 않는 교과서, 비싼 값 주고 왜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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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대광 댓글 0건 조회 2,719회 작성일 14-08-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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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 쓰지도 않는 교과서, 비싼 값 주고 왜 사나?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법에는 반드시 교과서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학생들은 몇 개의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주로 참고서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러한 교과서의 비효율적인 쓰임과 낭비로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적지 않고 교과서가 무상 제공되는 중학교의 경우에도 체육교과서와 같은 일부 교과서는 수업 사용도가 낮아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세금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을 살펴보면 교탁과 책상에는 EBS교재가 놓여 있다. 지난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실시한 사교육비의 획기적 경감과 공교육 강화를 위한 수능 EBS교재 연계 정책으로 수학능력시험의 70%EBS 교재 유형에서 출제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정식 교재인 교과서는 사물함 깊숙한 곳에 놓여져 사실상 거의 사용을 안하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은 학기 초에 받은 교과서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도 많다고 한다.


학기 초 학생들이 한 해 교과서를 구입하려면 교육부 명령 가격을 기준으로 10만 원이 넘는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20권이 훌쩍 넘는 EBS연계교재를 구입하여야 할 고3학생들에게는 더욱더 경제적으로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수업에 쓰이지도 않는 교과서를 왜 사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정식교재인 교과서가 왜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외면당하게 되었는지 교과서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교과서는 혼자 학습하는데 있어서 설명이나 문제 면에서 많이 부족하여 내용면에서 시대에 뒤떨어지고 질적으로도 부족하다는 것이 그것에 대한 답일 수 있다. 또한, 실제 수능이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평가 도구가 EBS 교재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또 다른 이유이다.


교과서로 배우고 EBS 교재에서 수능이 출제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교과서만 보라고 하는 건 무리인 것이다. 그리고 운영의 자율권 확대를 위한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인정 교과서의 증가가 교사와 학생의 교과서 외면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인정 교과서의 증가로 인해 오히려 교과서 종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여러 출판사의 교과서 예문을 모아놓은 참고서나 문제집을 찾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출판사마다 지은이와 책 내용이 달라 한 권으로 공부하면 다른 교과서에 실린 내용을 빠뜨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
일단 문제집을 교과서로 채택하여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교과서가 현재의 교육 현실에 맞게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가르치는 도구와 평가하는 도구가 같지 않으면 부교재가 정식교재를 넘어서는 주객전도 현상을 계속될 것 이다.


따라서 교과서가 교과과정을 습득하는 도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려면 입시 제도와 손발이 맞아야 한다. 그리고 교과서 중심의 학습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능도 교과서 안에서 출제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후 학생들이 문제집이나 참고서에 의존하지 않고도 교과서를 통해 모든 교육과정을 대비할 수 있는 교과서 형태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이중삼중으로 시간 낭비를 하지 않게 되고 학부모는 참고서 값을 아낄 수 있으며 교사는 교육과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방법 말고도 좀 더 실질적인 방법으로 교과서의 문제점을 해결해서 더 이상 학생들이 비싼 돈을 주고 산 교과서가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