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풍경

빤스가 아니고 판싯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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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종국 댓글 0건 조회 5,600회 작성일 10-07-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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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일(수) 오후4시 우리 복지관에 다른피부, 다른언어를 쓰는 외국인이 나타났다. 김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소속 결혼이주여성들이 '다문화사회 이해교육'을 위해 복지관에 방문했다.

"어~피부가 까맣네, 모습도 우리하고 달라"
"영어를 쓰네, 잘 모르는 말을 쓴다."
결혼이주여성들의 등장으로 아이들은 신기함 반 긴장함 반으로 서로를 처다보며 어리둥절하고 있다.
"안녕하쎄요. 저는 필리핀에서 왔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서 왔어요" "저는 몽골에서 왔어요"
결혼이주여성분들의 소개에 아이들은 목청것 소리를 지르며 힘찬 인사로 맞아주었다.
"안녕하세요~~!!!!!!"

결혼이주여성분들은 필리핀, 중국, 몽골의 나라, 국기, 전통의상, 음식들을 소개하며 아이들에게 자기나라의 모습들을 알려주었다.
"중국은 뭐가 제일 맛있어요?"
"필리핀은 더워요? 안녕하세요가 뭐예요?"
처음봤을때의 긴장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아이들의 모습에는 호기심만 가득하다.
"필리핀 인사말은 '마간당 하폰 뽀'예요. '감사합니다'는 '살라맛 뽀'이예요. 자 다같이 해봐요."
"마간당 하폰 뽀, 살라맛 뽀"
아이들은 다른나라 말이 신기한지 친구들과 서로 장난치며 인사말을 건넨다.

"여러분들 잡채 좋아하지요, 필리핀 잡채인 '판싯'을 만들어 볼거예요"
"판쓰요. 빤쓴가?"
"빤스가 아니고 판싯이예요. 판싯"
면을 불리고 야채를 볶고, 각종 양념을 넣고 맛있게 판싯을 만든다. 아이들의 눈에는 먹고싶다는 마음이 가득 들어있는 듯 하다.
"맛있겠다. 선생님 맛있는 냄새 나요. 언제 먹어요"
"자 이제 다 됐다. 맛있나 먹어보자."
"선생님 진짜 맛있어요. 우리 나라 잡채랑 비슷한거 같아요. 한번 더 먹어도 돼요"
아이들이 맛있다고 난리다. 판싯을 향하는 젓가락은 여름철 소나기 빗줄기처럼 세차게 왔다갔다 한다. 다른 나라 음식이라 걱정해던 생각은 정말 나만의 착각이었다.

"내 친구 엄마도 필리핀에서 왔다고 했는데...다음에 만나면 판싯 먹었다고 말해줘야지"
아이의 이 한마디가 오늘 교육을 왜 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우리 아이들 주변에는 자기와 다른 사람들의 많이 있다. 어떤 사람은 장애가 있을 수 있고, 어떤사람은 피부색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아이에게 '저 사람은 너와 달라'라고 말해주기보다는 이번 '다문화사회 이해교육'처럼 왜 다른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상황이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기회들이 많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