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 당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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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대광 댓글 0건 조회 5,103회 작성일 15-06-03 10:55본문
‘사람 사는 세상’, 당신이 그립습니다.
길보른청소년기자단 봉하마을에 가다
강지한(여울 2기), 구아름(여울 3기) 기자의 공동취재 기사
5월의 끝자락에 방문한 김해 봉하마을 그리고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이자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故 노무현 전대통령을 뵈러 여울기자단은 아침 일찍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출발해 3시간을 거쳐 도착한 봉하마을은 노란바람개비와 민들레가 정답게 반겨주어서인지 어둡고 슬픈 느낌보다는 대통령님이 마을어귀에 배웅 나온 것처럼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동하는 차안에서 대통령님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니 생가는 복원된 것이고, 고교동창이 생가를 매입해 김해시에 기부한 뒤 본격적으로 생가복원이 시작 되었다고 한다. 민속촌에서나 본 듯한 초가집에 7명의 가족이 생활하기에는 좁았을 방2개 뿐이지만 유년시절 대통령님의 밝고 따뜻한 인품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생가 방문 후 묘역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수반이라 불리는 작은 연못이 있었고 묘역에 들어가기전 마음가짐을 정돈하는 곳이였다. 세 개의 돌계단을 올라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듯 했다. 발밑에 쓰여진 수 많은 국민들의 추모의 글, ‘내 아이의 미래’, ‘바보 노무현 당신은 외롭지 않습니다’, ‘다음 생에도 당신의 국민이기를’, ‘슬퍼도 행복합니다 당신이 있어서’ 단 한 줄의 글귀가 이렇게 가슴 아프게 다가오기는 처음이였다.
헌화대로 가는 길은 일자도 아니요 울퉁불퉁하고 사선으로 되어 있어 왜이럴까 여쭤보니 묘역 전체의 형상이 봉하마을을 축소한 것이며 지역감정없이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져 자연과 함께하는 나라를 꿈꾸셨던 대통령님의 뜻을 담아 디자인 했다는 말에 또 한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헌화대 앞에서 대통령님을 기리는 묵념을 드리고 묘역으로 향하였다. 작고 초라해 보이는 묘역도 ‘아주 작은 비석만 남기라’ 는 검소한 유언에 따라 남방식 고인돌 형태의 너럭바위 밑에 조용히 안치되어 있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두 개의 바위, 낮지만 높은 산이라는 대통령님이 소개한 사자바위와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부엉이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추모객들이 오르는 모습도 보였지만 차마 나는 그곳에 오를 용기도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발 길을 돌려 대통령님의 유품과 사진, 기록물과 영상물이 전시되어 있는 추모의 집으로 향하던 순간, 멀리서 대통령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거 때 자주 부르셨던 ‘상록수’를 기타를 치며 직접 부르시던 따뜻하면서 강직하고, 낮으면서 단호한 그 분의 음성이 무척 반가웠다. 전시품 하나 하나가 대통령님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대통령님의 일대기를 살펴보며 천진난만한 웃음과 동네 할아버지같은 푸근함, 무엇보다 거짓없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신 진솔함 모습까지 너무나 자랑스런 대통령이셨다.
영상물을 보며 옆에서 눈시울을 적시는 추모객,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들, 젊은 커플이 다정히 손잡고 거니는 모습을 보며 대통령님이 떠나서까지 국민화합을 이루고 계시는구나 생각하게했다.
노무현재단 사무실에 들러 양해를 구하고 우리가 준비한 현수막을 마을 초입에 설치하였다. 대통령님이 국민을 생각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당신을 가슴속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봉하마을에 전하고 싶었다.
돌아오는 버스안 창밖을 보며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정치에 무관심이던 모습, 하루하루 게으름 피우던 나태한 모습, 타인보다 나를 먼저 생각한 개인주의적 행동을 반성해본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故 노무현 전대통령을 도망자, 탄핵 대통령이라 폄하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대통령님이 바라셨던 대한민국의 단합을 위한 작은 노력과 성숙한 민주주의 시민이 될 것을 약속한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 대통령 어록 중-
오늘 하루 당신이 무척 그립고 자랑스럽습니다.